처음 이 기사를 보고는 "에이 설마"라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뇌에 든 것이 없더라도 과연 기자와 검찰이 저 지경으로 놀았겠는가 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되짚어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둘 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선 견제가 없는 조직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상황을 묘사해 보면 이렇다. 검찰총장과 출입기자들이 어울려 밥을 먹었다. 술도 한 잔씩 했다. 그러다 뽑기 놀이를 했다. 그래서 당첨된 기자들에게 봉투 하나씩 돌렸다. 봉투에는 50만 원씩 수표가 들어 있었다. 모두 8명이 당첨되었으니 400만 원이다.
까놓고 말해서 이건 전형적인 접대방식이다. 기업에서 기자들을 초청해서 관리하는 방식하고 하나도 다르지 않다. 돈이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인지 아님 개인 사비인지 중요하지 않다. 검찰이 기자를 모아놓고 밥 먹이고 술 먹이고 돈도 집어줬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자들도 한심하다. 돈을 넙죽 받아놓고 나중에 이를 되돌려줬다고 한다. 말이 되는가? 봉투를 받는 순간 그 안에 돈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진짜 집에 돌아가서 그 봉투를 열어봤다는 것을 지금 믿으라는 건가? 웃기는 소리다. 기자들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그 자리에서 그 이벤트를 파토냈어야 한다.
그런데 슬그머니 봉투를 집어 들었다가 나중에 문제가 커질 것 같으니 (보도가 될듯하니) 집에 가서 열어봤다는 식의 변명거리를 찾은 것이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 검찰 출입 기자들 수준이라는 거다. 정말 한심하지 않은가?
이러니 검찰이 피의사실을 슬그머니 유포해도 기자들이 그걸 넙죽 받아 오만가지 소설로 윤색해주는 것 아닌가. 이래놓고 언론이 권력을 비판을 해?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해라. 지금 보도 내용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물론 돈 가지고 장난친 검찰총장도 당장 옷 벗고 물러나야 하지만 기자들도 국민과 독자들에게 백배사죄해야 한다.
그런데 보도내용에는 그런 반성이 없다. 검찰만의 잘못이라는 거다. 아니 그 자리에서 헤헤거리면서 잔 부딪히고 경품 쇼 한다고 해서 칠렐레 팔렐레 했던 건 그럼 기자가 아니라 검찰 소속 작가들이었나? 돈 봉투를 들고간 8명의 기자들은 실명을 밝히고 모두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
기자는 사회적 공인 중에서도 공인이다. 왜냐하면, 사회적 공인들의 권력을 감시하는 엄청난 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매번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추문이 벌어지면 언론은 벌떼처럼 일어나 난리를 떤다. 그러나 정작 언론인의 추문에 대해서 입을 싹 다문다. 그놈의 동업자 의식 때문이다. 진보언론 보수언론 다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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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경품 쇼에 목숨을 걸었던 자들은 이번 기회에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검찰총장은 즉시 파면 감이다. 검찰이 이런 식이라면 기업인들이 검찰을 불러 놓고 똑같은 경품 쇼를 안 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나.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죄다 실명을 공개하고 반성문을 받아야 한다. 언론노조에서 징계를 내리는 게 옳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대한민국 참 잘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무지몽매한 서민들이 도덕이 밥 먹여 주느냐는 식으로 투표를 하자마자 최상층의 권력층들의 박수를 치고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 잔치가 벌어지는 것이다. 도덕성 우습게 보다가 대한민국이 망조가 들 지경인데 과연 언제쯤 국민들이 정신을 차릴는지…….
(블로그스타 / 마케터 / 2009-11-06)



